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듯해서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좋았던, 그래서 마구마구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뽑았다. 때로는 작품성에 우선순위를 두기도 하고, 때로는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열정에 마음이 끌려서 뽑기도 했다.

1. <구덩이> 

감탄에 감탄을 하며 읽었던 책. 지인은 남편이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혼자만 읽었느냐고 했단다. 혹자는 추리소설에서는 이런 형식의 글이 많다고, 그래서 그처럼 감탄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어쨌든 난 너무 감탄하며 읽었다. 아무런 설명없이 구덩이만 파는 아이들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 그리고 여러 인물이 나오지만 결코 아무도 헛되이 존재하지 않는 치밀한 구성력에 어찌나 감탄을 했던지. 여기서는 인물 뿐만 아니라 가방 하나 양파(였던가?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나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그러면서 결국 주인공은 성장했다. 이 책 읽고 루이스 새커의 팬이 되었다.
 

2. <바다 바다 바다> 

    내가 살았던 배경과 너무 상경한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 처음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느라 애를 먹으며 읽었지만 역시나 읽고 나서 샤론 크리치의 팬이 되었다. 이 작가의 특징은 주인공의 시선을 벗어나는 범위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독자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끝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주인공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한 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터트리는 기발한 구성! <두 개의 달 위를 걷다>에서도 그랬다. 계속 도대체 엄마는 어디로, 왜 간 걸까 궁금하다 못해 나중에는 원망하며 읽었는데 의외의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면서 눈물이 왈칵! 어떤 이는 <바다 바다 바다>보다 <루비 홀러>가 더 재밌다고도 하는데 난 이 책 <바다 바다 바다>가 더 재밌었다.
 

3. <내 남자 친구 이야기>, <내 여자 친구 이야기> 

 내 아이에게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이런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다. 두 개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인물이 서술하고 있다. 한 권에서 교차하며 두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은 완전히 별개의 책으로 되어있다.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고 한 권만 읽어도 된다. 그러나 두 개가 같은 시공간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 이야기라는 사실을 안 독자라면 한 권만 읽을 수가 없을 것이다 . 피에르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부럽고 멋졌다. 그러면서 수잔을 위해 그토록 힘겨운 연주를 준비하는 모습은 어찌나 감동적인지.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여기서 언급되는 음악가의 음악을 찾아 들으며 감상하기도 했다.
 

4.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진다면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특히 아이들에게 엄마의 존재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말도 없이 사라진다면? 그것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말이다. 말도 안 된다고? 그렇지만 우드로의 엄마는 그랬다. 우드로는 엄마가 사라져서 이모집에서 살게 되며 사촌인 집시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감추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나 상처는 무조건 감춘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드러내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이런 책들은 그냥 사건을 따라가고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물들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인물에게 투영시킨다. 그래서 잘된 작품이라고 하는가 보다. 
 

5. <너도 하늘말나리야>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6학년 아이들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게다가 지금처럼 동화와 청소년 소설이 쏟아지기 훨씬 전에 이금이 작가는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며 아픔을 바라보았다. 다양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골고루 보여줌으로써 어떤 상황이든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제는 우리 어린이문학에서 스테디셀러가 된 작품, 그러니 교과서에도 실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책도... 

  다양한 형식과 다양한 주제로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작가가 <나도 하늘말나리야>의 후속작인 <소희의 방>을 내놓았단다. 이금이 작가의 책은 참 따스해서 아픈 현실조차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아마 내가 시니컬한 작품을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취향을 떠나서 이 작가의 책을 읽고 나면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아, 역시 이금이 작가구나하고 말이다. 항상 현재 여기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들여다 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공감하며 읽는다. 이번에 나온 책은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무척 궁금하다. 아니,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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