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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이니까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6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9월
평점 :
후쿠다 이와오의 <난 형이니까>를 읽으며 무척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동생만 예뻐하는 엄마 때문에 동생이 더 미운 형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책이다. 그러면서도 동생을 미워할 수 없는 형의 마음이 잘 드러났던 책이기도 하다. 즉 <난 형이니까>는 형의 입장에서 동생을 바라보는 이야기였다면 이번에 나온 이 책 <우리 형이니까>는 동생의 입장에서 형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모습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표지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생은 무조건 형을 따라한다. 그만큼 동생에게 있어 형은 경외의 대상이다. 잘 놀아주고 힘도 세고 철봉도 잘한다. 레슬링 놀이를 하다가 형에게 져서 약올라 우는 동생에게 겁쟁이 울보라고 놀리지만 정작 겁은 형이 더 많아서 텔레비전에서 귀신 영화가 나오면 목욕도 같이 하자고 하고 잠도 함께 자자고 한다. 물론 무서워서 그렇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아빠에게 혼나서 울고 있으면 슬그머니 화장지를 갖다 주는 형이 그냥 좋단다.
하루는 유치원에 엄마 대신 형이 데리러 왔다. 엄마는 가방도 들어 주지만 형은 으스대며 따라오라고만 말하고 성큼성큼 앞장서 걷는다. 게다가 동생이 항상 다니던 길로 가지 않고 구불구불한 골목만 찾아다닌다. 겉표지를 만나면 나오는 약도를 보면 형이 가는 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만 동생은 처음 가는 길이니 형을 놓치지 않기 위해 허겁지겁 쫓아가야만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형이 사라진다. 개는 짖고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망설이는 동생을 먼 발치에서 보여주고 있어 당황한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갑자기 뒤에서 나는 소리에 놀란 동생의 모습이 큰 그림으로 보여지고 반대쪽은 검은 형체만 있어 더욱 긴장하지만 다행히 형이다. 반가운 마음에 형에게 와락 안기지만 형은 무뚝뚝하기만 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 넣고 앞장서 걸어가는 모습은 으스대는 형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러나 동생은 여전히 형이 좋단다.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고 울보라고도 하지 않았으니까. 아니, 그 보다는 그냥 우리 형이니까 좋단다. 형제란 바로 이런 것이다. 때로는 미울 때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별다른 사건 없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형제간의 사랑이 오롯이 전해지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