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삼국유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6
강숙인 지음, 일연 원저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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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이 지었으며 정사보다는 야사가 많이 들어 있고 처음엔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았다는 삼국유사. 사실 삼국유사를 제대로 읽고 싶어서 두꺼운 책을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했다. 원전을 읽겠다는 욕심에 사 놓기는 했으나 꼭 읽어야 할 당위성이 없으니 이제나저제나 미루기를 몇 년이다. 그래서 삼국유사에 대한 이야기는 어린이책을 기웃거리다 주워 듣거나 역사 관련책 여기저기에서 얻어들은 게 전부다. 그것도 상당부분 겹쳐서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이번에는 좀 색다른 삼국유사를 만났다. 워낙 역사동화로 유명한 작가의 글이라니 일단 궁금하다. 삼국유사가 신화의 형태로 되어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야기 뒤에 숨겨진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는 것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비록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가능할 법한 이야기다. 어쩌면 그래서 진짜 그랬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앞서 그랬다고 믿을 뻔했다. '새로 읽기' 부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속으로 계속 다짐해야 했다. 이건 작가가 이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는 사실을 말이다. 

워낙 유명한 김유신의 여동생인 보희와 문희에 대한 이야기 하나만 예로 들어보면 좋은 꿈을 동생에게 팔고 난 보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었다. 원래의 삼국유사에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권력의 중심부에 있던 문희만 관심을 가질 뿐 보희는 그저 주변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는 정말 그랬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보희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물론 작가의 생각이기 때문에, 기존의 이야기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에 추측형 어미를 쓰지만 독자는 어느 순간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그랬다. '그대로 읽기' 부분에는 15개의 이야기가 있는데 무척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삼국유사를 왜 나는 그처럼 두려워했을까 싶을 정도로. 삼국유사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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