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가 좋아요
얀 손힐 지음, 이순미 옮김 / 다른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누구네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피자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자주 사주진 않는다. 피자에는 몸에 안 좋은 것들이 들어있을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언제였던가, 둘째가 그런다. 피자는 만드는데 오래 걸리는데 왜 패스트푸드냐고. 대답을 무어라 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 사먹는다. 물론 다른 패스트푸드도 아주 가끔 사먹으니 피자만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피자가 몸에 나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단다. 단, 집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다면 말이다. 나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지금처럼 가끔 먹어야겠다.


그럼 왜 피자를 좋아할까. 어렸을 때부터 먹지 않은 아이들도 한번 맛을 들이면 금방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흔히 말하듯 아이들은 몸에 나쁜 건 용케도 알기 때문일까. 약간 다른 얘기지만 둘째는 매운 걸 못 먹는다. 하지만 라면은 엄청 좋아한다. 그걸 보고 남편이 무척 신기해한다. 매운 건 못 먹는 아이가 어떻게 매워서 쩔쩔매면서도 라면은 그토록 잘 먹을까하고. 그러면 옆에서 내가 말한다. 원래 몸에 안 좋은 건 좋아하는 법이라고. 피자도 그런 범주에 속할까. 여기서는 피자를 좋아하는 이유를 시각, 청각, 미각에 입각해서 설명하는데, 솔직히 개연성은 없어 보인다. 제목만 이렇지 사실은 시각과 청각, 미각에 대한 설명이 주로 나온다. 그러니까 낚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과학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음식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피자는 아주 일부일 뿐인데 왜 제목을 이걸로 했는지 의아할 뿐이다(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혼자 추측해본다).

제목에 약간의 불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제목보다 부제가 더 정확하지 싶다.) 이 책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부제에 있듯이 음식에 담긴 과학과 음식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특히 현재를 정확히 직시하고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이미 미래에는 식량이 무기가 될 정도로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여기에 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구 온난화와 기대 기업이 농업을 독점하는 사태, 품종의 멸종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이것이 바로 현실이기 때문에. 그러나 우리로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소개한다. 이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일? 글쌔, 우리처럼 주거형태가 대부분 아파트인 사람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음식물을 버리지 않는 일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다. 어쨌든 제목과는 달리 커다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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