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기염소 별이 ㅣ 봄봄 어린이 5
김일광 지음, 이상현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모르긴 해도 이산가족이라는 말이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말 아닐까. 다른 상황은 차치하고 같은 민족이 지리적으로 나뉜 나라가 지구상에서 한반도 뿐이니까. 그래서 이런 우리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 게다.
산속에서 염소를 키우며 홀로 사는 덕이 아재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북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어머니가 안쓰러워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배를 몰고 나갔을 뿐인데 마을 사람들이 오해하자 산으로 숨다시피 들어가 살게 된 것이다. 만약 덕이 아재가 오징어잡이 배를 탔을 때 잘못해서 북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이런 오해는 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북으로 간 사실을 사람들이 아는 이상 어떤 상황에서도 불리하게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외롭게 사는 덕이 아재를 통해 그러한 아픔을 들려주고자 한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염소 별이가 덕이 아재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때는 그저 염소처럼 나온다. 완전한 의인화도 아니고 어정쩡하다. 그래서인지 읽는 이를 잡아끄는 힘이 약하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읽고 나서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나마 나중에 덕이 아재가 비록 타의에 의해서지만 또 오해 받을 것을 알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내려가는 장면은 큰 의미가 있는 듯하다. 전에는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하고 오해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테니까.
아기 염소 별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한단다. 별이가 올라간 이 산성이 나중에는 잃어버린 별이를 찾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아저씨도 별이와 똑같은 곳에 올라갔다. 그만큼 별이를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 비 오는데 별이는 도대체 어디 간 걸까. 어, 그런데 비 온다고 했는데 이 그림에서는 전혀 비 오는 느낌이 안난다. 아주 썩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