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는 법 그림책은 내 친구 22
콜린 톰슨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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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영원히 산다면 기분이 어떨까? 솔직히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도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잖은가. 그렇다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다며 두려움도 없지 않을까. 우리가 그토록 의학과 과학에 매달리는 이유도 생명 연장에 대한 희망 때문인데 영원히 산다면 인간의 희망이 실현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진시왕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애썼고, 많은 사람들이 신선이 되어 영생을 꿈꾸지 않던가 말이다. 

그러나 과연 영원히 사는 게 좋을까. 이 책을 읽어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굳이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문제다. 피터는 우연히 고양이를 찾으로 갔다가 기록카드를 발견했는데 <영원히 사는 법>이다. 제목만 봐도 혹하겠다. 당연히 피터가 그 책을 찾아보았지만 없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모든 책이 보관되어 있는 도서관인데 말이다.


도서관 문이 닫히고 경비 아저씨도 잠들면 책장은 살아난단다.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을 들여다 보는 것도 흐뭇한데 사이사이에 적힌 제목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들어본 책제목이랑 비슷하지만 똑같지 않다. <나바론의 요리>라던가 <파이대왕>, <오즈의 조련사> 등 기존에 알고 있는 책이나 영화를 살짝 바꿨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책들 사이에 계단이 생기고 나무가 있으며 마을이 보인다. 총천연색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여긴 또 어떻고. 어떤 책에서 본 유럽의 어느 도서관이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꿈꾸는 곳 아닐런지. 피터와 고양이 브라이언은 2년 동안 매일 그 책을 찾았지만 여전히 없다. 도대체 어디 간 걸까. 간신히 그 책의 존재를 아는 사람을 만나서 함께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는 그냥 돌아온다.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은 모두 세상을 살아가는데 혼자 그대로 머문다면 과연 행복할까. 그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한 메시지로 전달한다.


아이에게 영원히 산다면 어떨까 적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지루할 것 같단다. 뭐든지 끝이 있는 법인데 끝이 없으니까. 과연 그 상황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도 그게 결코 옳은 건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아는 듯하다.


접으면 왼쪽 별처럼 아귀가 딱 맞아야 하는데 약간 어긋났다. 아무래도 겉과 안의 색을 다르게 하기 위해 한지를 한 겹 붙였더니 두꺼워서 정확히 접을 수가 없어서 그랬나 보다.  

이 작가는 색맹이라는데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색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겠다. 화사한 그림과 그 안에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찾다가 어느 순간 만나는 심오한 메시지. 새로운 작가의 멋진 책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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