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김수환 추기경 - 빛을 주고 간 바보 상수리 이야기책방 1
고정욱 지음, 서선정 그림 / 상수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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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에 대해 단편적인 것밖에 모른다. 종교와 상관없는 삶을 살다 보니, 아니 솔직히 종교에 관심이 없다 보니 그쪽에 관련된 사람은 매체를 통해 만나는 게 전부다. 다만 김수환 추기경의 경우 카톨릭이 상당히 보수적인 곳이라는 고정관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민주화를 위해 한결같이 애쓰셨고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일반인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던 것은 기억한다. 특히 명동성당을 민주화의 매카라고 할 정도로 한때 민주화를 위해 애쓴 사람들을 품어준 곳이며 거기에 김수환 추기경이 있었다는 것 정도는 안다. 

비록 어린이 책이지만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다. 그런데 인물 이야기라기 보다 동화로 보는 편이 맞겠다. 시각 장애인인 보람이가 각막 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 독자도 동참하며 자연스럽게 김수환 추기경을 만난다. 실제로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뒤로 장기 기증한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다만 그것이 실행으로 옮겨지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는 말도 들린다. 어쨌든 사람들이 장기 기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 추기경 덕분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의 주인공인 보람이도 그런 분위기 덕분에 각막 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기약 없이 기다리다가 마침내 각막을 이식받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던 것. 그런데 문제는 보람이가 맹아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시력을 찾으면서 그곳에 있는 다른 친구들과 달라졌다는 게 문제다. 개인으로 보자면 좋은 일이었지만 나머지 친구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또 다른 상처를 준 셈이니까. 이식조차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부러움을 넘어 시샘하게 되자 보람이도 학교 생활이 힘들었던 것이다. 이제 보람이는 일반 학교로 옮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보람이 부모님은 그런 아들에게 용기를 주고 자신의 삶을 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해 김수환 추기경의 자취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간에 책을 인용해서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 후 여행하면서 종교인으로서의 자취를 따라간다. 명동성당과 용인의 미리내 성지를 거쳐 해돋이를 보기 위한 강릉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완전한 인물 이야기도 아니고 동화도 아닌, 어정쩡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나치게 인물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행동을 비춰주고 더불어 (역시나!)장애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작가의 책은 동일한 주제에 결말이 항상 비슷하고 단조로워서 그닥 끌리지 않지만 워낙 인지도가 있으니 내 의견이 중요해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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