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역사를 바꾸는 정치 이야기 -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에서 시민운동까지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3
소피 라무뢰 지음, 클레르 페레 그림, 양진희 옮김 / 상수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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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에 관심이 많다. 아니, 정치라기 보다 정책일 것이다. 그래서 가끔 뉴스를 보다가 혼자 열을 내거나 남편과 언쟁을 하기도 한다. 그걸 보고 둘째가 엄마 아빠는 뉴스보다 자주 싸운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요즘 같은 때는 아예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에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어떤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가가 뻔히 나오는데 왜 굳이 소수의 사람만 유리한 정책을 펼치는지 답답하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아이들에게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분명 내가 보는 시각에서 설명을 할 것이므로 혹여 스스로 판단하기 전에 내 생각이 전달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치에 무관심한 아이들이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래서 실은 이 책도 내가 보고 싶어서, 과연 어린이에게 정치를 어떤 식으로 설명할까 궁금해서 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잘 설명하고 있어 보인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정치 본연의 모습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나 할까. 

정치를 이야기하면 고대 그리스를 빼놓을 수 없다. 역시 이 책도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은 정치적인 동물이라는 말처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여럿이 모여 살려면 정치가 발생한다.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고 '정치'라는 단어가 선거와 싸움이라는 말로 치환되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낼 때 제대로 된 길로 가는 게 바로 정치라고 생각한다. 헌데 요즘은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게 문제지. 언론을 장악한 이탈리아의 베를루니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이게 남의 일 같지 않다. 작가가 우리나라 현실을 알았다면 우리도 그 예시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외국 작가가 쓴 글이라 우리 현실에 대한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기본적인 정치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중간중간 다양한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너무 간략해서 가끔 이 인물이 현재 이야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은 것들도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서양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가 읽었을 때 그것을 연결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지를 작성해서 아이에게 풀어보라고 했다. 아직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조금 어려워하는 눈치다. 그래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대한 것은 잘 알고 있다. 왕이 있는 군주 정치 형태를 띠는 나라를 적는데 태국도 그렇다고 우긴다. 그러면서 <태국에서 보물찾기>에 나왔다나. 이 책에서 태국은 언급하지 않아서 실은 나도 몰랐다.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아이 말이 맞다. 

마침 조금 있으면 지자체 선거일이다. 그래서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설명하기도 알맞았다. 또한 헌법재판소에 대한 설명도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전교조와 교총 소속 명단 파문)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해줬다. 이처럼 정치는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정치적인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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