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논어 꿈을 논하다 10대 고전으로 날다 1
김정빈 지음, 김덕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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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영화 <공자>를 보았다. 솔직히 중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공자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영화는 그저 그렇게 여겨졌다. 그냥 주윤발도 많이 늙었구나만 느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영화가 많이 생각났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여기저기 떠도는 장면, 죽간에 새긴 책을 수레에 담아 끌고 가다가 얼음이 깨져 빠진 장면 등 당시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장면들이 이 책을 읽으니 새록새록 생각난다. 

만화로 되어 있다지만 의성어가 난무하는 만화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주고 가끔 만화처럼 웃긴 장면을 넣었다고 보는 게 맞다. 처음에는 공자의 일생을 이야기하는데 그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논어를 이야기하고 공자의 유교를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사실 나도 유교를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편에 속한다. 물론 유교가 잘못된 게 아니라 그것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시킨 일부 사람들이 문제였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 남아있는 상당부분은 결코 환영한 만한 것들이 아니다. 공부를 신분상승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 혈연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도 그렇고 권위주의적인 환경도 그렇다. 여기서는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어 공자와 논어를 무조건 추앙하려 하지 않는 게 마음에 든다. 만약 무조건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는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다면 아마 읽다가 김 샜을 것이다. 

공자의 사상의 핵심인 인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지만 그 부분은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 만화로 간략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그에 대한 내 지식이 짧아서일 것이다. 그래도 공자 사상의 약점과 현대와 비교했을 때의 모순을 다루고 있어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점이 좋았다. 마지막에 논어 해설이 나오는데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논어를 모른다고 생각했으니 우리 생활속에 공자의 사상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었는지 실감하는 순간이다. 

한편으로 공자의 사상이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런 내용이 만화에 슬쩍슬쩍 나온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실 나도 공자의 사상을 그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특히 무조건 충성과 효도를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나 권위주의를 옹호하는 이야기는 내 생각과 많이 충돌한다. 그러나 작가도 이야기했듯이 공자의 사상을 지금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옳지 못할 것이다. 당시 시대 상황이라는 것이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공자와 그이 사상인 논어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 게다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들어있는 가상 인터뷰는 그 내용이 상당히 철학적이라서 10대들이 공부와 자신의 꿈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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