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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싸는 도서관 ㅣ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9
김하늬 지음, 김언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3월
평점 :
지인의 두 딸이 고등학생이다. 언니가 동생에게 이야기하길 학교에서 똥을 눌 수 있어야 학교에 완전히 적응을 한 것이란다. 그것만 할 수 있으면 나머진 모두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여자들은 밖에서는 여간해서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 하긴 나도 예전에는 밖에서는 절대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여자 뿐만 아니라 남자 아이도 똑같다. 둘째도 학교에서는 절대로 볼 일을 보지 않는다. 어떤 때는 학원에서 집까지 뛰어와서 볼 일 보고 다시 갈 때도 있다. 게다가 아직도 학교 화장실은 양변기가 아니라 좌변기니 더욱 꺼릴 수밖에.
이 책의 주인공인 두배는 변비로 고생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놈의 똥이 쉬는 시간에는 아무 소식도 없다가 수업 시간만 되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처럼 난리를 친다. 간신히 참았다가 쉬는 시간이 되어 화장실로 뛰어가지만 이미 늦었다. 어쩌면 쉬는 종이 치자마자 느낌은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소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건만 허사가 되고 말았다. 요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똥을 누면 그걸 갖고도 놀리는가 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 또 있는데 여기서도 그 책이 언급된다. 두배 친구들도 그런가 보다. 친구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똥 쌌냐고 물어보고 두배는 혹여 놀림감이 될까 두려워 아니라고 시치미를 뚝 떼는걸 보니 말이다.
그러다 도서관에 갔다가 똥을 싼 아이들이 여럿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원인을 파헤치겠다며 두배가 도서관엘 드나들기 시작한다. 전에는 제일 가기 싫은 곳 중 하나가 도서관이었는데. 그러다 간신히 답에 접근하려고 하는 찰나 그만 텔레비전에서 비밀을 먼저 밝히고 만다. 결국 두배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됐다. 정말 그럴까. 그동안 도서관을 드나들던 두배는 스스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걸 깨닫는다. 물론 도서관에 드나든 후로 변비도 말끔히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지식과 상식이 늘었다. 그리고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도서관을 두려워했던 두배의 친구들도 이젠 도서관을 들락거린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인 똥과 어른들이 좋아하는 곳이 도서관이 절묘하게 만난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저학년 동화에 똥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다. 여기서 언급된 동화들도 대부분 저학년용이다. 또한 중간에 길게 대화하는 부분은 이모티콘으로 익살스럽게 처리해서 따옴표로 처리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을 느꼈다. 처음엔 도서관에 가면 똥을 싼다는 이야기가 억지스럽게 느껴졌는데 읽다 보니 그럭저럭 수긍이 갔다. 저학년 동화는 자칫하면 교훈적으로 흐르거나 유치해질 수 있어서 힘들다던데 이 이야기는 그 사이를 잘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