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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더위 사려! ㅣ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0
박수현 지음, 권문희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1월
평점 :
이제 곧 대보름이 다가온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무척 기다리던 명절인데 지금은 그냥 이름만 남아있는 듯하다. 특히 우리 동네의 경우 대보름 전날 저녁에 오곡밥과 나물을 해먹고 밤이면 아이들끼리 모여서 몰래 밥을 훔치러 다녔다. 말이 훔치는 거지 실은 가져가라고 부엌에 놓는다. 다만 들키지 않게 가져갈 뿐이다. 그렇게 가져온 나물을 비벼서 먹는 맛이란. 그래서 대보름이 방학중에 있으면 훨씬 좋았다. 그래야 다음 날도 아이들과 놀 수 있었으니까. 허나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풍습이 아닐까 싶다.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어디 이것 뿐이랴만은 어려서의 추억과 함께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나마 이름만이라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대보름날 아침에 더위를 판다는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지만 그러면서 대보름의 풍경을 보여준다. 오곡밥과 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물고 쥐불놀이까지 하루의 모습을 보여준다. 용알을 뜬다는 말은 나도 여기서 처음 들었다. 아마도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수도가 있어서 용알을 뜰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더위를 팔 필요도 없고(에어컨이 있으니까) 다리를 밟을 필요도 없어서(아프면 바로 병원가면 되니까) 그런 것들이 사라진 것일까.
이런 책을 보면서 지금 젊은 부모 세대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걸 느낀다. 자칫하다가는 우리가 전통을 단절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이런 책으로나마 남겨서 잊지 않으려는 것은 아닐런지. 우리는 어려서 경험했던 것들이 이제는 책에서나 옛이야기처럼 만나게 되다니. 그럼 나중에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전통을 고스란히 지키며 그대로 생활할 필요는 없더라도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이 재미있게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처럼 말이다.

아이와 대보름에 대해 알아보며 우선 대보름을 주제어로 해서 마인드 맵을 해보았다. 책을 읽고 설명을 해준 후라 그런지 책에서 나온 내용은 기억을 하지만 그 이상은 아는 게 없나 보다. 예전에 진짜 줄다리기도 구경했는데 거기서 삼겹살 먹은 것만 기억한다. 내 참.
그리고 간단하게 대보름에 관해 정리해 보았다. 언제인지, 무엇을 먹는지, 무슨 놀이를 하는지 정리하다 보면 그래도 조금은 알 수 있겠지.
이번에는 대보름이 다행히 휴일이라 시골에 갈 예정이다. 비록 쥐불놀이도 없고 다리밟기도 없지만 오곡밥과 나물은 먹으니 조금은 대보름 느낌이 나겠지. 그나저나 아이 친구는 대보름날 아침에 엄마에게 더위를 팔겠단다. 아빠는 더위를 너무 타서 안 된다나. 다음에 보면 잘 팔았냐고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