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권리가 있어! 다섯 걸음 학교 1
알랭 시셰 글.그림, 김현경 옮김 / 톡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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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인권을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하는 책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읽었던 어린이 인권에 대한 책들이 스쳐지나간다. 어린 나이에 식구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해야했던 어느 아이의 이야기, 고된 노동이 힘들어 도망치다가 잡혀간 이야기 등이 생각난다. 물론 그것들은 실화가 아니라지만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다. 엄연히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있건만 그게 모두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현실이다. 게다가 아이티는 얼마전에 일어난 대지진 때문에 부모를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어린이가 얼마나 많아졌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고 아프면 치료 받을 권리도 있고 배고프지 않게 먹을 권리도 있다는데 영양 부족으로 고통받는 다섯 살 미만의 어린이가 2억 명이 넘는단다. 게다가 5살~14살 어린이 중 노동하는 어린이가 1억 5천명이란다. 이 밖에도 권리에서 벗어난 아이의 숫자가 나오는데 그렇다면 과연 제대로 권리를 누리고 사는 어린이가 얼마나 된다는 것인지.

이 책은 어린이가 보면 무척 좋아할 만하다. 부모에게 '이것 봐!'라며 자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이야기해준다. 권리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며 내 권리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말이다. 한 면에 어린이가 누릴 권리가 어떤 것이 있는지 큼지막한 글씨로 나와서 눈에도 잘 들어온다. 그나저나 이 책을 접한 어린이라면 그 아이는 어느 정도 어린이 인권을 보호받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문제는 어린이에게 이런 권리가 있다는 것조차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일부 어른이다. 따라서 어린이가 읽는 것만큼 어른도 읽어야한다. 그래야 어린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뒷표지의 "아이와 어른이 꼭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는 프랑스 어느 신문의 글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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