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와 친구해요 - 자폐 세상을 바꾸는 어린이 4
엘렌 사빈, 최윤미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보니 둘째 어렸을 때 품앗이 모임 친구 중 한 아이가 생각난다. 당시 세 살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아이는 길을 가도 무조건 앞으로만 갔다. 그것도 엄마가 옆에 있거나 말거나 무조건 뛰다시피 가기 때문에 그 아이 엄마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또 자동차를 엄청 좋아했는데(이건 둘째도 마찬가지였다.) 한 줄로 세워 놓고 놀았는데 그걸 누가 건드리면 아주 난리가 났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아서 항상 혼자 놀았다. 당시 자폐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엄마에게 차마 그 단어를 말하진 못했다. 나중에 만났을 때 언어치료를 받으러 다녔고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또 엄마와의 아주 작은 상호작용에 좋아했던 그 엄마도 생각난다. 당시는 아이들이 어려서 친구가 자기들과 다르다는 걸 알지도 못하던 때였다. 당연히 둘째는 그 친구를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자기와 관심사가 비슷해서인지 장난감 차가 많았던 친구 정도로만 기억한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전 세계적으로 자폐아는 꽤 많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아이는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아니, 그냥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건 괜찮은데 함께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특히 자녀와 같은 반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수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환영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봐왔다. 그러나 아이들은 반에 그런 친구가 있다고 해서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도와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다. 어찌보면 어른들이 지레 걱정해서 문제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다. 

여기서는 보통 사람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그 다음에는 자폐아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들려준다. 그래서 차이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자폐아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읽지 못하며 한꺼번에 많은 것을 볼 수도 있다는 등의 특징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자폐아 친구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과 자폐아의 방식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색상이 너무 현란해서 정신이 없다. 한 장에 하나의 색을 썼더라면 통일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두 번씩 하기 때문에 아까 한 이야기를 또 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 상황에서는 앞에서 설명했더라도 다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아이들은 동일한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으로 생각해 대충 넘기지 않을까 싶다. 사실 어린이에게 자폐아와 친구가 되도록 하는 것보다 자폐아를 자녀 친구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먼저가 아닐런지. 그래서 이런 책은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