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똥 싼 날 보물창고 북스쿨 5
오미경 지음, 정지현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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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중에서 정말 좋아서 일기를 쓰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 아이의 경우도 선생님이 써 오라는 날만, 아니면 일주일에 주어진 양만큼만 쓴다. 절대 그 양을 넘기는 법이 없다. 그나마도 선생님이 써오라고 하지 않으면 절대 안 쓴다.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일기를 꾸준히 쓰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걸 알기에 선생님이 일기 검사에 의미를 두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란다. 마치 세호 엄마처럼 말이다. 

아이들 인권 때문에 일기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선생님을 만나 무척 좋아하던 세호가 엄마 때문에 억지로 일기를 쓰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힐까. 게다가 모두 다 쓰는 게 아니라 몇 명만 쓰게 되었으니 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일기를 쓰기 위해, 아니 선생님과의 약속인 열매 따기에 성공하기 위해 2주일간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일기지만 그 일기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약속에 대한 이야기부터 정직이나 신뢰에 대한 이야기까지, 짧은 이야기 속에 많은 것이 들어있다. 그렇다고 이래야 한다느니 저래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대화하고 생활하면서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웃다 보면 어떻게 해야 좋은지 깨닫는다. 욕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재식이를 통해 욕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 예강이를 통해 아픔을 감추기 위해 애쓰면 애쓸수록 더 힘들고 괴롭다는 것, 그것을 인정하고 털어놓았을 때 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호는 거짓말을 해서 찜찜한 마음을 털어놓자 그동안 나오지 않던 똥이 시원하게 나온다. 남들에게는 일기 쓰기가 똥 누는 것처럼 매일 저절로 되는 것이라지만 적어도 세호에게는 똥 누기가 그처럼 간단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하나의 사건과 이야기가 군더더기가 없이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읽고 나면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된 세호와 예강이처럼 독자도 뭔지 모르겠지만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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