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의 운동화 봄봄 어린이 4
원유순 글, 김병하 그림 / 봄봄출판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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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이름을 보면 대충 어느 나라 이야기인지 알 것 같다. 지금 여기 살고 있는 어린이에게 하찮게 여겨지는 운동화 한 켤레. 그래서 결국 버려졌다. 그 운동화가 어딘가로 여행을 하고 누군가는 만나는 중에 벌어졌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운동화의 눈으로 본 풍경을.


운동화 한 켤레는 오른쪽이와 왼쪽이로 불린다. 아니,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 몇 학년인지는 모르겠는데 교과서에 <오른쪽이와 동네 한 바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후로는 시험공부를 봐주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모른다. 여하튼 거기서도 오른쪽이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불린다. 동명이인이 넘쳐나듯 이것도 그 중 하나일 뿐인데 왜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운동화 두 짝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다가 그만 따로따로 버려진다.


그래도 다행히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깨끗이 치장한 다음 어딘가로 가고 있다. 다양한 신발이 많은 것으로 보아 비슷한 처지의 신발이 많은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작아져서 못 신는 신발도 있을 테고 좀 더 신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덜 낡았을 때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서 내 놓은 신발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어딘가로 간 운동화는 모하메드에게 전달된다. 어떤 아이는 축구화 사 달란다며 버렸는데 누구는 너무 소중해서 신지도 못하고 안고 간다. 운동화는 새로운 곳에 차츰 적응하고 모하메드와도 떨어지지 않는다. 비록 주변은 어수선하고 먹을 것도 별로 없지만 아이들은 어디나 비슷하다. 시간만 나면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 그러나 마냥 놀 수는 없다. 뭔가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이란 바로 고철을 주워다 파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이런 일을 하다가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모하메드처럼 다리를 잃기도 하고 심지어는 죽기도 한단다. 운동화를 신고 그처럼 좋아하던 모하메드가 이젠 더 이상 운동화 두 짝을 나란히 신을 일이 없어졌다.

지금 여기서 풍요롭게 사는 아이들은 겨우 헌 운동화를 가지고 그토록 좋아하느냐고 할 테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특별한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풍요로움이 누군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난 이야기. 그러나 뭔가를 알려주어야겠다는 작가의 결심이 너무 무거워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쨌든 누군가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작가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든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사실을 모두가 아는데 실천은 못하고 있다. 다리를 잃은 모하메드가 안타깝다. 아직도 모하메드 같은 아이가 얼마나 더 희생될지 모른다는 사실은 더욱 더 안타깝다. 그저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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