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미스터리 1 - 자라지 않는 벌레의 비밀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 지음, 고수미 옮김 / 파랑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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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작가라고 생각하며 작가 소개를 읽다가 <나의 산에서>를 발견하고 반가웠다. 비록 그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자연을 동경하던 내 생각과 너무 닮아서 무조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그 당시 아마도 <월든>을 읽지 않았나 싶다. 그 책을 쓴 작가라니, 그럼 믿을 수 있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이 책은 환경을 이야기하는 책답게 재생 종이로 만들었단다. 우선 그 사실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줬다. 

미스터리라는 말이 있어서 사건이 벌어지고 그걸 푸는 과정이 스릴 넘치게 이어질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다. 솔직히 내가 모르는 생태학 지식이 너무 많이 나와서 혼란스러웠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번역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에 없는 동식물 이름이 많이 나와서 어려웠다고. 그러니 아무런 준비없이 읽은 나 같은 독자는 얼마나 어려웠을까. 

그건 그렇다쳐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내용은 정말 미스터리하다. 아니, 신비롭다. 자연은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다. 우리가 보기엔 움직이지 못해서 수동적으로 살 것만 같은 나무도 결코 그렇지 않다. 겨울이 다가오면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이지 않아 스스로 나뭇잎을 떨어트리고 가지가 어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경이로웠던가 말이다. 상록수들은 모두 잎이 뾰족뾰족한데 눈이 많이 온 날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만약 잎이 넓으면 눈이 쌓여서 얼마나 무거울까, 그러니 최대한 면적을 줄인 건 아닐까(물론 이 이야기는 책에 없다).  

식물학자 아빠와 수목학자 엄마를 둔 매기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곤충과 식물과 동물에 관심을 가졌다. 열두 살 짜리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지식이 엄청나다. 그런데 한 살 아래인 미치는 컴퓨터에 뛰어나다. 반면 매기는 컴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작가가 이 글을 쓴 9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매기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그들이 여기저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논문을 읽는다는 설정은 좀 과정되지 않았나 싶다. 

선물로 받은 별노린재 애벌레가 어떤 것은 성충이 되고 어떤 것은 자라지 않고 죽는 이유를 파헤치며 알게 되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독자는 마냥 흥미롭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그것을 관찰하고 때로는 놀며 지내는 그들이 부럽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과 너무 대조적이라서 그럴 것이다. 비록 생태에 관심없는 많은 아이들에겐 흥미를 줄 수 없겠지만 뒷표지에 있는 커커스 리뷰처럼 간혹 있을 미래의 생태학자들에겐 아주 귀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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