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의 맛 사계절 중학년문고 16
류호선 지음, 정지윤 그림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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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전에는 사투리 쓰는 것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사투리는 그 지역의 특색이며 심지어 사라지지 말아야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비록 다른 지방의 사투리는 알아듣지 못해 고생하더라도 말이다. 

여수에서 서울로 전학온 철환이가 사투리 때문에 고생하지만 결국 사투리 때문에 학교에서 유명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솔직히 사투리를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이야기가 이렇게 사투리로 되어 있으면 읽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읽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의미를 파악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재미있다. 새로운 말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 가끔은 주변에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을 생각하며 읽기도 한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철환이가 마치 아나운서가 되어 말하듯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시골 마을에서는 모두 다 같이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학교도 작아서 철환이가 아나운서처럼 동네 소식을 전하는 걸 모두 좋아하지만 서울은 그렇지 않다. 우선 친구들도 너무 많아서 철환이가 설 자리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사투리가 심한 철환이가 무슨 말만 하면 아이들이 웃어서 말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사투리가 하루 아침에 고쳐지는 것도 아니니 오죽 답답할까. 그러나 무조건 사투리를 서울말로 고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철환이도 그것을 깨달았다. 아니, 작가가 그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3학년 짜리가 주인공인데 중간중간 3학년짜리의 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문장들도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동화는 간결체를 주로 쓰는데 이 책에서는 한 문장이 꽤 길다. 어쩌면 그래서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사투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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