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엄마 팥쥐딸 미래아이문고 10
박현숙 지음, 이승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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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새엄마=나쁜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새엄마는 나쁘게 나온다. 그리고 초창기 영화에서도 그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었던 것으로 안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새엄마가 원래는 친엄마를 의미한다는 분석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왜 새엄마가 나쁘게 그려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솔직히 내 자식도 키우다보면 화나고 미울 때가 있는데 남의 자식이라면 오죽할까. 또 아이 입장에서도 친엄마라면 아무렇지도 않을 일이 새엄마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반대다. 제목을 보며 짐작하겠지만 아주 좋은 새엄마와 반대로 지독하게 못된 딸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새엄마가 생긴다는 것은 새로운 엄마가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빠를 빼앗기는 것을 의미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아들을 빼앗아간 것으로 인식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런지. 

여하튼 하수가 새엄마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딱 아이들만큼의 눈높이로 그리고 있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한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고 생선집 아줌마가 새엄마라고는 더더욱 말하고 싶지 않은 하수. 그러나 눈치 없는 아줌마 때문에 참관수업 날 모든 사람 앞에서 하수 새엄마라는 것이 밝혀지고 만다. 그런데 참관수업 때 참여한 엄마를 소개하는 학교가 있던가?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자칫하면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누구의 부모가 왔는지 소개하지 않는다. 작가가 너무 극닥적으로 몰고 가기 위해 억지를 부린 것은 아닐런지.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며 결국 하수는 새엄마를 받아들인다. 새엄마도 어렸을 때 하수와 똑같은 일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 새엄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하수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수가 새엄마와 가까워지는데 할머니(새엄마의 엄마)도 한 몫한다. 그리고 친엄마가 방해꾼 역할을 하기도 하는 등 구성이 드라마 같기도 하다. 그래도 어린 독자는 팥쥐처럼 못되게 구는 하수를 보며 때로는 하수에게 공감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심했다고 평가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책에 빠져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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