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섯 개의 사다리 - 사라가 만난 세계 5대 종교 이야기
빅토리아 크라베 지음, 콘스탄체 구르 그림, 김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특정 종교를 갖지 않아서인지 아이들도 종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가끔 종교를 갖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게으른 탓에 그냥 포기하고 만다. 또 타종교에 지나치게 배타적인 사람들을 가끔 보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종교를 몰라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다양한 종교에 대해 알아보려고 애쓰지만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단순히 세계 5대 종교의 이름을 아는 것은 쉽다. 그러나 각 종교가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딱딱한 지식정보책으로 읽으면 나와 관련 없는 것들이라 그런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은 동화란다. 처음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동화로 풀어갈까 의아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작위적으로 재미없게 풀어갈 거란 생각에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다. 그런데 웬걸, 무척 재미있다. 물론 작위적이라는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에 대해 풀어가는 방식이나 접근방식이 괜찮아서 약간의 결점이 감춰지는 듯하다. 또한 죽음과 연결시키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종교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라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식구들이 모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들이 모여서 울다가 때로는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사라가 느끼는 감정들이 잘 표현되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다들 커피나 마시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라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또한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학교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는 자신이 잘못한 것 같기도 한 마음도 잘 나타냈다. 사실 아주 큰 사건을 겪은 사람에게는 좋은 날씨조차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원망스럽기 마련이다. 사라가 딱 그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할머니가 편지를 남겨서 당신 친구들에게 찾아가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사라의 종교 여행이 시작된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어떤 종교와 관련된 곳을 가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한쪽으려 편향되지 않으면서 종교의 진정한 의미에 충실한 이야기를.
할머니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라 할머니가 참 멋진 분이라는 게 느껴진다. 모든 종교를 인정하고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그런 사람, 요즘 사람들 모두가 사라 할머니만 같다면 많은 문제가 벌써 해결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여하튼 대표적인 종교를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른 종교를 인정하도록 하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신이 믿지 않는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인정할 줄 알게 된다면, 그들이 커서 사회를 이끌어갈 때 지금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