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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다리 기사와 땅딸보 기사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6
비네테 슈뢰더 지음, 조국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어린이 책에서 흔히 나오는 구조가 바로 대조다. 대조는 확실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보여주기 쉽고 느끼기도 쉽다. 또 그만큼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쉽다. 그러나 이 경우 아주 획기적인 방법을 사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소재가 다르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고 (무엇보다)그림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다른 책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여기서도 꺽다리 기사와 땅딸보 기사가 이웃한 성에 살면서 아주 사이좋게 지낸다. 부부끼리도 서로 친하기 때문에 아예 벽까지 허물 정도다. 그런데 사람이란 욕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나 보다. 이들도 결국 꽃 한 송이 때문에 파국을 맞고 마는 걸 보니. 따지고 보면 두 가족이 꽃을 위해 어느 정도의 일을 했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제나 갈등은 전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아주 단편적인 일부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법이니까.
새싹이 자라는 장면에서는 마치 꽃이 여러 개라고 착각할 뻔했다. 한 페이지에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서 그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글이 따로따로 있어서 시간의 변화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꽃의 표정을 보고도 상황을 알 수 있다. 사이가 좋을 때는 웃는 표정이지만 욕심을 부릴 때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결국 그들의 사이가 갈라졌을 땐 두 성 사이에 두꺼운 얼음벽이 생겼다는 표현으로 그들의 관계가 냉랭해졌음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겨울이면 당연히 추울 텐데도 마음까지 추워졌다는 표현으로 그들의 상태를 나타낸다.
환상적인 듯하면서도 현실적인 느낌이 나는 그림을 주로 그리는 작가의 특색이 여기서도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글과 그림이 그냥 서로의 이야기를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림책 독자는 글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을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탄성을 지르는 법인데 여기서는 거기까지 나아가진 못했다. 그것이 별 네 개를 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