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나!
고경숙 지음 / 재미마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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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고경숙 작가의 책은 알고 있는 것과 읽은 것의 차이가 많다. 무슨 소리냐면 제목은 모두 익숙하고 겉표지만 봐도 누구 작품인지 알겠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겉표지는 많이 봤는데, 그리고 대충 내용도 아는데 차근차근 읽은 적은 없나 보다. 꽤 관심이 있는 작품들인데도 말이다. 그야말로 인연이 안 닿았다고나 할까. 

그런데 드디어 차근차근 볼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이번에 새로 나온 책으로. 재미마주에서 펴내는 그림책은 디자인이나 판형이 조금 다르다. 뭐랄까. 아트하다고나 할까.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사장인 이호백 작가의 영향도 있는 듯하고. 아무리 작가가 실험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해도 편집자나 오너가 그걸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만인데 재미마주의 책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책을 많이 펴내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하는 이 출판사가 좋다. 

어쨌든 이 책을 처음 펼쳐 보면서 뭔가 이상했다. 모두 한 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혹 이런 책이 있는데 그럼 다 넘긴 다음 다시 반대로 넘겨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부 펼쳤는데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한쪽만 보는 것이구먼. 우선 그렇게 내용 보다는 형식에 눈길이 먼저 가서 대충 훑어본 터라 다시 찬찬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부분부터 바로 읽어야지 안 그러면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 속지가 없다는 얘기다. 버려진 누군가가 누가 버렸느냐고 항의하자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가 버렸다며 무엇을 왜 버렸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딱 한 명만 아니라고 한다. 단지 화난 여자아이 그림 한 장을 버렸을 뿐이라며. 원래 주변 사람은 다 알아도 잘못한 사람 자신만 모른다고 했던가.  

이런 그림책은 숨어 있는 작가의 의도를 캐기 보다는 그냥 겉에 보이는 장치들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 그래서 그냥 아이와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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