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칭찬 통장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7
김성범 지음, 이수영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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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부터 뭔가 심싱치 않다. 작가는 아예 작정하고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사실 나도 독후감 1차 심사를 한 적이 있는데 많이 망설인 적이 있다. 분명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가 쓴 글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은데 그렇다고 어른이 써 줬다고 단정할 수가 있을까하는 고민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가끔 정말 아주 가끔은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이 있지 않던가. 주변에 있는 어떤 아이도 글을 무척 잘 쓰는데 대회에서 입상을 못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 아이의 글도 혹시 너무 잘 써서 그랬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지만 부모가 읽기를 권하고 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른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숙제가 대부분 부모 숙제라는 말이 새삼스럽지도 않다. 또, 그런 아이들이 상을 많이 타는 것도 사실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도와주는데 나만 안 도와줄 수도 없다. 마치 하리 엄마처럼 처음에는 이성적으로, 아이 숙제는 못해도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결국 하리 엄마도 나중에는 팔 걷어붙이고 나서지 않았던가. 

여기서는 별로 주목받지도 못하고 그다지 잘하는 것도 없는 평범한 하리의 정확한 현실비판으로 모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어디 그런가. 하긴 현실에서는 하리처럼 행동하는 아이도 없긴 하다. 만약 있다 해도 그 의견을 받아들이고 변화하기 보다 따돌리는 경우가 더 많을 게다. 선생님도 마찬가지고. 그런 면에서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비록 잘못을 하긴 했지만 그것의 잘못된 점을 깨닫고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보아 모두 바람직한 인물이다. 학부모들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그렇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아이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지 않을까 싶다. 헌데 요즘 초등학생들 수준이 이렇게 높은지 몰랐다. 2학년인데도 학급회의 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다. 또한 하리의 수준도 이야기에서 나오는 수준보다 실제로는 훨씬 높아보인다. 처음에는 화가 뺨치게 잘 그린다는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 못하고 자기 선에서 적당히 알아듣더니만 나중에는 속담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응용할 줄 아니 말이다. 당나귀가 소금을 지고 물 속으로 빠지는 모습과 솜을 지고 일부러 빠지는 모습을 정확히 응용한 것을 보고 하는 말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작가가 2학년 눈높이를 넘어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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