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은 안 돼! 가장 멋진 대결 3
마르크 캉탱 지음, 이정주 옮김, 에릭 가스테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등장인물 소개에 나오는 남자와 여자를 나타내는 글이 어쩜 그렇게 정확할까 감탄 먼저 해야겠다. 우선 남자의 특징, 머릿속에 축구 생각밖에 없고, 전화 통화를 30초 이상 못하고, 친구끼리도 이기려고만 하고, 예쁜 여자만 좋아한단다. 그렇다면 여자는? 일생의 반을 화장실에서 보내고, 친구가 없으면 화장실도 못 가고, 벌레만 봐도 소리를 지르고, 잘생긴 남자만 좋아한단다. 어쩜, 평소에 전혀 다른 아들과 딸을 보며 생각했던 것들이 여기 고스란히 적혀 있네. 책을 읽기 전에 이 부분을 읽으며 작가가 아이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 이유다. 

알고 보니 이 책이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이란다. 하지만 앞의 것을 안 읽어도 상관없다. 톡톡 튀는 그림과 시시콜콜 설명하지 않는 글. 그렇기 때문에 사건 전개가 상당히 빠르게 느껴진다. 우리 작가의 저학년 책과는 다른 맛이 느껴진다. 물론 환경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그 보다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럽 쪽 작가의 책들이 그렇다. 그렇다면 이것도 하나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작가의 글은 정서적인 면에 무게중심을 많이 두는 듯하다. 즉 어떤 사건이 있을 때 그것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마음에 중점을 두고 서술하는 반면, 유럽 쪽 책들(지금까지 보아온 몇 권을 가지고 일반화 시킬 수는 없겠지만)은 설명보다는 대화와 인물들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카를라와 위고가 커플이 된 각자의 단짝 친구를 떼어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장면에서도 개인의 감정을 주축으로 한다기 보다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렇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상당히 많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감정이 들어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다. 상황을 세세히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에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 덕분에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마지막의 허를 찌르는 장면은 또 어떻고. 이 시리즈가 몇 권까지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마지막은 대충 짐작이 간다. 모르긴 해도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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