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양반 -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긴 이야기 2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린이 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권정생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신념에 따라 생활하신 모습이 그를 더욱 떠올리게 한다. 정말 소박하게 낮은 곳을 바라보며 살았고 물질적 풍요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분. 솔직히 내 성격상 권정생 선생님의 책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소재에 귀가 솔깃했기 때문에 한결같이 하나의 주제(대개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지, 아마)를 관통하는 그의 글은 자칫 고루하게까지 느껴지곤했다.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인간의 진정한 삶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시는구나라는 것.  

이 책은 출판사에서 남북 어린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옛이야기를 기획한 것 중 하나란다. 그리고 그러한 옛이야기를 권정생 선생님이 쓰신 것이고. 비록 어떤 사정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만 출판되었다지만 언젠가는 북한의 어린이도 이 이야기를 함께 읽을 날을 기대해본다. 그런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여기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원래 옛이야기가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듯이 두 개의 이야기가 모두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으니 마치 이야기가 전해질 때마다 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여기 나오는 옛이야기는 기존의 옛이야기 이론으로 보자면 약간 빗나간다. 대개 주인공은 착하거나 꾀가 많고 전체적인 내용은 권선징악인데 반해 <똑똑한 양반>에 나오는 게으른 총각은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을 속여서 필요한 것을 얻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재복 아동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요즘 아이들이 지나치게 경쟁에 내몰려서 빈둥거리는 시간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한 작가가 어린이를 대신해서 어른에게 얘기해 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뭐 해석이야 어쨌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그렇게 이것저것 따지지 않을 것이다. 그냥 꾀가 많다거나 똑똑하다고 느끼겠지. 언제나 앞서 걱정하고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따지려는 어른이 문제라니까. 여하튼 그냥 재미있는 옛이야기 두 편을 만나는 재미와 더불어 재치있는 그림도 만나는 재미를 '느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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