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긴 한데...

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처음 책을 읽고 그 다음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마지막에는 아주 천천히 혹시 내가 놓친 그림은 없나 다시 살펴본다. 원래 그림책은 한 번 훑어 보고 다음에 음미하며 읽는 습관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좀 달랐다. 사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라서 다시 한번 본 것이다.  

처음에는 '누군가'라는 단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대로 '누군가'에게 누군가를 대입하며 읽었다. 바로 둘째. 그러자 전보다 이야기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속으로 둘째 이름을 대입해가며 읽었다. 이러긴 또 처음이군. 

여하튼 그렇게 마지막까지 읽어도 매 순간 내가 과연 제대로 이해한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 뭐, 그림책이란 원래 보는 사람이 느끼는 대로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완전 헛다리 짚으면 안 되잖아. 

세 명의 등장인물이 각자 자신의 길을 걸아가며 만나는 것들. 어차피 사람은 각자 인생이라는 짧은 여행을 한다. 그러면서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인생이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냐고? 바로 뒷표지에 나와 있는 글이다. 다양한 그림-민화도 나오고 비너스도 나오고 김홍도의 그림도 나올 뿐만 아니라 초현실주의 냄새가 나는 그림에 자연을 물씬 풍기는 그림도 있다-을 만나는 것에 더 집중해서 보다가 마지막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책을 꽤 봤지만 여전히 이런 책은 내게 너무 어렵다. 상상력이 너무 부족해서 그런가. 아, 그래도 첫 번째 그림에서 구름으로 '뭘까?'라고 씌어 있는 것은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