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기가 막혀 - 순진한 개를 미치게 하는 50가지 고민
스티브 더노 지음, 정숙영 옮김, 박대곤 감수 / 부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분명 책을 봤는데 읽으려고 하면 남편이 가져가고, 내가 먼저 읽겠노라 찾아놓았더니 그 다음은 딸이 가지고 갔던 것이다. 결국 딸이 가지고 간 날 저녁에 내가 먼저 읽겠노라 다시 찾아왔다. 읽다 보니 딸의 행동과 똑같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래서 자기가 이 책을 안 읽기로 했단다. 찔리는 이야기가 많아서. 

얼떨결에 강아지를 키우면서 우왕좌왕 했었다. 가지고 온 다음 날 응급실에 가질 않나, 대소변을 잘 가렸었는데 여행가느라 잠시 친정에 맡겨 놓았더니 퇴행하질 않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또 외출했다 돌아오면 온 곳에 영역표시를 해놓아서 그걸 닦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결국 작은 철창을 사서 나갈 때는 그곳에 가두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책을 읽으며 내내 드는 생각이 우리가 강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키웠구나하는 것이었다. 또한 강아지를 위한답시고 한 행동이 모두 잘못된 행동이었단다. 만약 지금 강아지를 다시 키운다면 훈련도 잘 시키고 제대로 키울 텐데. 이런 말은 흔히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하는 말이 아니던지. 결국 결론은 하나다. 아이 키우는 것과 강아지 키우는 것은 공통점이 너무 많다는 것. 

차 안에서 통구이가 되겠다는 하소연을 보며 뜨끔했고(여행을 갈 때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데리고 가면 어쩔 수 없이 차 안에 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참만 예뻐한다는 이야기를 보며 어쩜 이리 똑같을까를 연발했다. 마침 시골에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된 강아지가 있는데 아이들이 그 강아지만 예뻐하던 참이었다. 물론 원래 키우던 강아지는 샘을 엄청 냈다. 

개는 사람과 함께 살려면 반드시 복종 훈련을 시켜야 한고 절대 침대에서 함께 자면 안 된다는데 우리는 둘 다 그렇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제 훈련을 시키려니 말을 들을 리도 없고. 훈련 전문가에게 데려가면 되겠지만 그냥 이대로 살기로 했다. 아파트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우리나라와 단독주택이 대부분인 미국의 환경이 달라 그런 부분이 약간 공감이 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구성이 재미있고 하는 이야기마다 우리 이야기 같았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비록 나처럼 그간의 행동이 후회되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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