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조선을 그리다 푸른도서관 31
박지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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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화가에 대한 관심이 한창 높았던 적이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수그러든 것은 사실이다. 책과 공중파 방송, 그리고 영화까지. 그 가운데에는 김홍도와 신윤복이 있었다. 헌데 이제는 그와 비슷한 형태의 동화가 나왔다. 바로 김홍도의 그림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따라가는 이 책이다. 

우리가 많이 보아서 너무도 익숙한 그림들을 소재로 그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과 방황, 인간적인 고뇌를 이야기한다. 매 맞는 친구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훈장도 다른 친구들도 웃고 있는 모습을 그린 '서당'이라는 그림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왜 거기에는 양반집 자제처럼 보이는 사람과 양반이 아닌 듯한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일까. 보통 사람들은 거기서 그냥 의문을 접는다. 그런데 작가는 거기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러면서 왜 그런 상황이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것을 눈치채기는 쉽지 않다. 그냥 읽다 보면 '아, 그래서 그림에 이런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거구나!'를 알게 된다. 

만약 김홍도의 그림을 하나씩 하나씩 불러내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덧붙였다면 그것은 그냥 그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지어낸 것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사실성에 근거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는 가끔 이게 인물이야기인지 동화책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장르가 그렇듯이 이 이야기도 사실 몇 가닥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낸 허구다. 다만 허구조차도 작가의 완전한 상상이라기보다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해서 인간 김홍도를 그리고 있다. 중인이라는 신분의 한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선 최고의 화원이라는 오만한 모습도 보이는 등 인간 그대로의 김홍도를 그리려 애쓴 듯이 보인다.  

그처럼 인간적인 모습을 그리는데 초점을 맞춰서일까. 각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따로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고 갈등이 생겼다가 해결되는 과정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일주일 분량에 갈등과 결말이 모두 들어있는 드라마. 또한 지나치게 서사 위주의 구성이라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라던가 감성적인 부분은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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