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다리 세진이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방영 로봇다리 세진이
고혜림 글 / 조선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남편과 의견충돌(말이 좋아 의견충돌이지, 사실은 싸움이다.)이 가장 많은 경우가 바로 아이 문제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이자 모험이다. 우리는 둘 다 인간적으로 그다지 성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입양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종종 이야기한다. 우리는 절대 남의 집 아이 못 키울 것이라고. 가끔은 내 아이도 정말 미울 때가 있는데 어떻게 남의 아이를 키우겠냐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러기에 세진이 엄마가 더욱 대단해 보이는 것일 게다. 아니 때로는 희안하게 여겨진다. 책 중간중간에 나오듯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데 오히려 그들의 반응이 이해가 될 정도다. 그만큼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세진이 엄마와 누나는. 특히 누나는 어린 나이에도 어쩜 그렇게 세진이를 챙기고 사랑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자랄 수 있는지궁금하다. 하긴 엄마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니 아이도 본받아서 그런가 보다. 

입양 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들텐데 거기다가 장애까지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최악의 조건일 것이다. 그런데도 세진이와 가족은 그걸 견뎌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힘들고 멀겠지만 지금까지 생활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충분히 잘 하리라 생각한다.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맞서는 것, 어쩌면 그것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엄마와 누나는 일부러 나쁜 말을 하고 욕을 하는 역할극을 하면서까지 세진이를 단련시킨 것일 게다. 그리고 결국 세진이는 많은 것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란 것일 테고. 물론 그러기까지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장애아를 가족으로 둔 사람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세진이의 엄마와 누나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그들이 부럽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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