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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자전거 날쌘돌이
다바타 세이이치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우리교육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둘째는 자전거를 엄청 잘 탄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경사가 급해서 못 타게 하지만 예전에 살던 곳에서는 친구와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다. 봄부터 매일 타고 다녀서 얼굴이 새까매질 정도였다.
그런데 둘째 만큼이나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지 자전거 이야기 책이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전거를 타는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정말로 자전거가 주인공이다. 바로 날쌘돌이라는 자전거인데 워낙 망가져서 버려진 자전거다. 자신은 쓰레기가 아니라 더 달릴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누가 봐도 많이 망가진 자전거의 모습이다. 그러나 유끼짱을 만나 겐지 할아버지에게로 간 날쌘돌이는 근사한 자전거로 거듭난다. 정말로 잘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제안에 따라 아프리카로 난 날쌘돌이는 그곳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결국 날쌘돌이는 위험한 아기를 구해서 그 소식이 유끼짱에게도 전해진다. 아무 쓸모없다고 여겨지던 자전거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유용하고 소중하게 쓰인 것이다. 날쌘돌이의 눈에 나타나는 표정이 재미있다. 자전거에 눈이 있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그런데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헌데 마지막에 작가가 당부하는 말을 읽으며 잠시 헷갈렸다. 날쌘돌이는 버려진 자전거라 유끼짱이 가지고 가서 좋은 곳으로 보내졌으나 그렇다고 길가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자전거를 가져가지는 말라고 당부한다. 책에서는 가지고 갔으면서 현실에서는 그러지 말라니 앞뒤가 안 맞는다고 잠시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글을 읽고 아무 자전거나 가지고 갈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이해가 간다. 어린이들은 워낙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면 바로 실천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