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스 동물원
세바스티아 소리바스 지음, 김정하 옮김, 스기야마 가나요 그림 / 북뱅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그 시간 안에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한참 지나고 난 뒤 돌아보면 여러가지가 변했다는 것을 느끼는 게 바로 시간일까.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지금의 이야기 방식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출간연도를 확인했다. 1966년. 앞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간략하게 이 책에 대한 설명에 연도가 씌어있었는데 그 때는 그냥 넘겼나보다. 외국의 경우 워낙 오래된 책이라도 지금까지 읽히는 책이 많으니까.  

이 책은 스페인의 여러 언어 중 하나인 카탈루냐 어로 쓰인 책이라고 한다. 한동안 스페인 정부는 이 언어로 쓰인 책을 출판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았단다. 그러다 출판이 허락된 후 카탈루냐  어 아동문학 시리즈의 기념할 만한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할 만큼 유명한 책이란다. 의미상으로 보자면 상당히 귀한 책이 틀림없다. 

그런데 내용은 확실지 지금의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기에 작품을 갖고 일직선상으로 따지기 보다는 당시 상황과 견주며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마을 아이들이 아픈 친구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물원을 만들자는 다소 무모한 발상을 하면서 그것이 실현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끼리 오해도 생기지만 주로 이야기가 경쾌하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이어진다. 

사실 처음에는 지금의 기준으로 판단해서 동물을 '잡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연에 있는 동물을 잡아서 전시한다는 생각자체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1965년 당시를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한 발 뒤로 물로났다. 나중에는 그 문제보다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에 더 눈길이 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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