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고양이의 결심 -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5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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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실투실한 표지의 고양이를 보니 문득 가필드가 생각난다. 아마 이렇게 퉁퉁한 이유가 게으르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나 뒹굴이는 소파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아주 아주 급한 볼 일이 있기 전에는 말이다. 모든 것을 소파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소파가 아주 웅덩이처럼 패였다나. 소파에서 딱 붙어 사는 것은 비단 뒹굴이만은 아니라는 것을 살짝 느끼며 도대체 뒹굴이가 어떤 결심을 했는지 들여다봐야겠다. 

정말이지 뒹굴이는 하루 종일 소파에서 뒹굴뒹굴한다. 딱 한 번만 일어난다니 대단하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먹고 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계획표를 보면 아주 이상적이다. 특히 웬 공부가 그렇게 많은지 하루의 대부분이 공부하고 쉬는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 잠을 자주는 센스도 있다. 하루를 아주 세분화해서 치밀하게 계획표를 짜 놓고 정확하게 실천을 한다지. 모든 것을 소파 위에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사소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그러나 그 파장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었으니... 드디어 뒹굴이가 소파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아주 투덜대며 루디에게 옮은 벼룩을 떼어내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기니피그를 만나 예쁘게 치장해 주고 젖소를 만나서는 파리를 몽땅 잡아주는 등 선행을 베푼다. 목적이야 어쨌든 결과는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뒹굴이를 변화시킨 결정적인 것은 아마도 그토록 싫어했던 아이가 실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일 게다. 

벼룩을 떼어 놓고 들어와 원래의 자리인 소파로 돌아왔지만 뒹굴이는 이미 다른 멋진 세상을 맛본 뒤였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애초에 뒹굴이가 소파를 떠나게 만들었던 일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혼자 생활하는 것은 편할지는 모르나 결코 재미있지는 않다는 것을 뒹굴이가 드디어 알았나 보다. 그래서 뒹굴이를 보며 꼭 게으름을 고친다기 보다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란 친구와 노는 것에 맞들이면 한동안은 정신 못차리곤 하지. 그래도 혼자 뒹굴뒹굴하며 지내는 것보다 함께 노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뒹굴이를 봐도 알겠다. 뒹굴아, 이제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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