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땅꽁 왕자의 키크기 프로젝트
박정수.조애경 지음, 이정욱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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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또래 아이들보다 일찍 성장한 경우다. 한창 클 때는 봄에 산 옷을 가을에 못 입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키 크는 속도가 거의 정지하다시피 했다. 키가 큰 편에 속할 때는 은근히 키가 작은 친구들을 얕보기도 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의 경우 늦게 자라는 경우가 많은데도 당장 자기보다 작다고 구박을 했었다. 그러다가 6학년 여름방학이 지나고 같은 반 남자들이 부쩍 자라서 오자 그제서야 내 말이 피부로 와 닿았는지 서서히 자신의 키가 안 클까봐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자기가 키 때문에 고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가끔은 키가 작으면 귀여워보인다며 위안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걱정을 한다. 실은 나도 딸의 키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마음을 굴뚝같다. 

그런 차에 이 책을 보았으니 어찌 안 반가웠을까. 한창 사춘기라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5센티미터만이라도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근차근 들여다보았다. 누구나 알다시피 키는 단순히 유전적인 요인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이라던가 운동도 많이 좌우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딸이 키가 안 자란 시기가 바로 잠을 덜 자고 운동도 하지 않으며 사춘기가 시작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 때 운동이라도 시켰으면 조금 더 크지 않았을까하는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라서 어차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것은 아마도 딸의 키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합리화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둘째는 그러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겠다. 

키가 작아서 걱정인 구지 왕국의 왕땅콩 왕자를 돕기 위해 지구에서 파견된 두 의사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왕땅콩 왕자가 아닌 자신의 아이가, 또는 책을 읽는 아이가 스스로 자기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만화가 그렇듯 이 책도 간단한 만화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만화로 된 내용이 좀 과장된 표현이 많긴 하지만 아이들은 재미있게 본다. 하긴 어떤 만화인들 안 좋아할까.  

성장의 일반적인 의미부터 시작해서 성장치료까지 성장의 전반적인 것을 두루 다루는데 읽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해야 할 일이 남는다. 아이는 아이대로 본인이 해야할 일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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