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가 흙 똥을 누었어 자연과 만나요 3
이성실 글, 이태수 그림, 나영은 감수 / 다섯수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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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만나요' 시리즈의 책이 참으로 오랜만에 나왔다.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무조건 환영이다. 특히 이 책은 나오기 전에 그림 작가인 이태수 작가로부터 지렁이 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더욱 궁금했다. 작가가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옮겼는데 그 전에 이 책의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놓았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골로 가서 살펴보니 지렁이 똥이 아주 다양하더라는 것이다. 결국 그림을 다시 그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글 작가도 자료 조사를 상당히 꼼꼼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두 사람이 만나서 만든 책이니 어련할까. 

솔직히 지렁이는 징그럽다. 예전에 잔디밭에 풀을 뽑다가 그 밑에서 지렁이가 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었다. 하지만 자꾸 보니 어느 정도 면역은 되었다. 그렇다고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아이는 지렁이에 대해 전혀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심지어는 손에 올려놓고 살펴보기까지 한다.(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지렁이에게 안 좋다는 것을 안다.) 오죽하면 책에서 지렁이 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가 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입을 오물거린다나. 지렁이도 생명체니 당연히 입이 있을 텐데도 지금까지 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나 무심했단 말인가. 

생태화가라는 그림작가의 타이틀답게 책 속에 있는 모든 그림은 자연을 그대로 그렸다. 감자와 그 싹은 사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교하다. 그림보다 더 정교하고 더 알아보기 쉽다. 그래서 이러한 책을 선호한다. 지렁이는 흰띠인 환대가 있는 쪽이 머리부분이란다. 뒷쪽이 잘리면 새살이 나와서 살 수 있지만 앞쪽이 잘리면 살 수가 없단다. 중요기관이 다 앞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땅에서 나올 때도 뒤부터 나오나 보다. 아이와 책을 보며 닭이 부리로 지렁이를 잡는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시골에서 보았던 여러가지 기억을 떠올리면서. 처음에는 징그러웠던 지렁이 그림도 책을 덮을 때쯤에는 견딜만 하다. 이래서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골고루 보여주라고 하나보다. 어른의 선입견 때문에 징그러워서 이러한 책을 안 보여주는, 아니 못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아이들은 모든 것을 금방 받아들인다. 이러한 책을 보면 아마 자연도 금방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자라면 자연을 지키지 않을까. 지렁이에 대한 책을 보고 너무 멀리 왔지만 결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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