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명예를 가진 자들의 레드 예리코 작전 - 태양의 딸을 찾아서 HGS 비밀결사대 1
조슈아 몰 지음, 강미경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기 전에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 사실을 몰랐다면 철썩같이 진실로 믿었을 것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인물 사진과 배의 구조 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어찌 안 믿겠나. 물론 완전히, 모든 것이 허구는 아닐 테지만 그래도 우리 역사소설을 읽듯 해서는 안될 것이다. 게다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으니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그대로 믿을 뻔했다. 또한 교묘하게 소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레베카가 저자에게 자료를 남기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더욱 헷갈리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서는 그동안 보았던 영화와 판타지 소설이 총동원되었다. 특히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을 할 수 없는 배에 대한 이야기는 난해함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건의 긴박감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위기 때문이다. 천방지축에 호기심이 왕성한 말썽꾸러기 더그와 고집쟁이 베카 남매가 펼치는 모험은, 이게 소설이니까 위안을 하며 읽을 수 있지 그렇지 않다면 두려워서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1920년 상하이가 배경이라지만 그것은 최종 목적지일 뿐이다. 실종된 엄마와 아빠를 찾기 위해 두 남매는 삼촌이 선장으로 있는 배에 타지만 거기서 말썽을 부려 중간에서 내린다. 하지만 그건 구실에 불과하다. 아마 삼촌은 일을 만들어서라도 둘을 배에서 내리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위험한 곳으로부터 조카들을 떼어놓으려고 했던 것도 잠시 결국 남매는 그 속으로 자진해서 들어갔으니 피츠로이 선장이 미리 남매를 피신시킨 것도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해적이 나오고 1920년대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무기들이 등장해서 간혹 이게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지 혼동이 되기도 했다. 특히 조르디움이라는 정체 불명의 물질은 마치 핵무기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더그와 베키는 13살과 15살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아는 것도 많고 용감하기도 하며 순발력도 뛰어나다. 헌데 분명 남은 장수는 얼마 되지 않는데 남매의 부모님에 대한 단서가 없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런, 2권으로 이어진단다. 한편의 모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배에 대한 상식도 물리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상황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자세한 지도와 구조도를 보고 참조하긴 하는데 그 마저도 쉽지 않다. 오로지 사람들이 겪는 상황에 의존했다. 그나저나 부모님은 어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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