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방아, 목욕 가자 - 제42회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 사계절 중학년문고 12
권영상 지음, 강희준 그림 / 사계절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동시를 읽으면서 가끔 '바로 이거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원체 시와는 친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읽다 보면 그렇다. 모든 글이 그렇겠지만 특히 시는 시를 읽을 당시 상황에 따라 느끼는 편차가 심한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하거나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아름답게 표현한 시가 마음에 쏙 들어오고, 화 나는 일이 있거나 힘들 때는 비판적이거나 고통이 묻어나는 시가 마음에 쏙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 

그럼 이 동시집을 읽으면서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렸을까. 특히 '시간이 없어졌다'라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면서 문득 <모모>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 흐지부지 보내는 시간을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특히 텔레비전을 엄청나게 보는 누군가(?)가 얄미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느 시에서 눈길이 멈췄을까 궁금하다. 문제는 아이들은 그다지 시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실 나도 그랬었으니까. 

하지만 조금씩 읽다 보니 그런대로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처럼 느끼느 것도 있다. 물론 아직도 동시에 머물고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그렇다면 아이들도 동시를 자꾸 읽다보면 맛을 느끼는 날이 오겠지. 매번 동시집을 보면 저녁에 잠자리에서 읽어줘야겠다 결심은 하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시집은 참 마음에 든다. 아이들을 지나치게 미화하지도 않고 너무 예쁜 말만 골라 쓰려고 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쓰고 느끼는 그대로를 이야기해서 그런가 보다. 학교에서 아침 독서 시간이 있다는데 이 책을 권해줘야겠다. 비록 강하게 저항을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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