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마을의 주먹코 아저씨 문원아이 저학년문고 10
윤수천 지음, 최윤지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대개 책을 읽을 때 시간적 배경이 다르면 책 내용에 빠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읽은 시점과 이야기 속에서의 시간적 배경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내내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책 속에서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은 가을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지금은 한창 땅 속에서 새싹이 올라오고 있는 봄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배경이라던가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도시 외곽에서 살며 동화를 쓰는 노총각 작가 주변의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게 그려내고 있는데도 읽고 나면 푸근함이 느껴진다. 대개 이처럼 평범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기억에서 금새 사라지던 것에 비해 이 책은 따스함과 뭐라 표현못할 잔잔함이 남는다. 수줍음이 많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동네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나와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동네에 은행나무가 많아서 가을이면 온통 노랗게 물드는 아름다운 모습 때문인지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은행나무가 빠지지 않는다. 작가가 수원에서 살았다는(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책 속에 나오는 팔달산도 진짜 팔달산이 아닐까하는,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여하튼 그다지 특이하거나 특별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건만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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