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괴물 미래그림책 93
대니 슈니츨린 지음, 이도영 옮김, 빌 마이어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과목 중 하나가 바로 수학이다. 아마도 그만큼 중요한 과목이라 더 신경을 쓰고 잘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일 게다. 수학을 그렇게도 싫어하고 힘들어하던 딸도 이제 나이가 드니 그래도 다른 과목보다는 똑 떨어져서 좋단다(증명 나오면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가겠지만). 너도나도 힘들어하는 수학을 재미있어 하는 것은 고사하고 왜 해야하는지 이해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 아마 이 책의 주인공처럼 직접 경험을 하면 왜 수학을 해야하는지 알게 되지 않을런지. 물론 진짜 수학괴물이 나타난다면 지레 겁 먹고 도망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주인공 꼬마는 수학 숙제 때문에 잠도 못자고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포기하지는 않았으니 다행이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수학 숙제 좀 대신 해달라고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까. 그런데 마침 어떤 괴물이 나타나서 주인공을 꼬드긴다. 서명만 하면 수학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 쯤이면 뭔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리라는 것쯤은 알지만, 주인공이 당연히 서명하리라는 것 또한 안다. 그 후로 주인공은 수학 숙제건 시험이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문제는 선생님이 직접 보는데서 문제를 풀라고 한 것이다. 전과 달라도 너무 다르니 선생님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창피를 당하고 온 주인공은 원래대로 돌이키려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애초에 서명한 계약서에 있는 항목을 불러주며 돈을 내란다. 간신히 여기저기서 돈을 모으고 모자라는 돈이 얼마인지 직접 계산해 가면서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그래도 주인공은 직접 겪어 보았기에 이제는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절대 수학 괴물을 부르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살아가면서 수학이 쓰이는 분야를 이야기하면 그 사람들만 배우면 되지 않느냐고 억지를 부린다. 생활하면서 수학을 직접 적용하고 놀란 경험이 있다면 절대 그런 말은 하지 않을 텐데. 이 책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그러나 모두가 수학 괴물을 만날 수는 없으므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어야겠지. 수학을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할 조짐이 보이는 아이(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지만)에게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좀 친근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힘들어도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뭐, 꼭 그렇게 거창한 것을 느끼진 못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으면 그림책의 역할은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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