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교사와 수의사가 함께 만든 과학 병원 38.5
권태성 글 그림, 오승섭 감수 / 맑은소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강아지를 처음 데려왔을 때가 생각났다. 데리고 온 이튿날 나는 멀리 외출했는데 강아지가 토하고 서지도 못할 정도로 기운이 없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아이에게 가까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했다. 배탈이 났는데 혹시 세균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르므로 검사를 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단 전화를 했던 것이다. 어린 강아지들은 간단한 배탈로도 치사율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어찌 그냥 넘어갈 수가 있겠나. 다행히 감염은 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예전에 부모님이 시골에서 기를 때는 개가 아픈 것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았지만 막상 데리고 와서 키우려니 조금만 아픈 기색이 보여도 걱정이 된다. 그러니 만약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나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개나 고양이가 아픈데 웬 호들갑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접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 것이다. 그 후로도 뭔가를 삼킨 것 같아 병원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던 경험도 있다. 다행히 다시 뱉어내서 안도하기도 했다. 

이 책은 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 강아지 뿐만 아니라 고양이나 악어와 같은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강아지다. 또한 해당 기관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그에 상응하는 사람의 장기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오므로 동물과 사람을 비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에 집중해서 그런지 사람의 장기 설명보다는 동물에 대한 설명이 훨씬 재미있고 머리에 잘 들어왔다. 

그리고 중성화 수술에 대한 글을 읽어 보니 그동안 내가 오해하고 있었나 보다. 방금 전에도 영역 표시를 해서 한바탕 소동을 피웠다. 진작에 해줄까도 생각했다가 아무래도 사람 위주로 개를 판단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그만두었는데 다시 고민된다. 지금이라도 시켜야하나 하고 말이다. 새로운 물건을 거실 바닥에 두면 영락없이 영역표시를 해서 곤욕을 치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아예 새로운 물건이 있으면 되도록 빨리 정리한다. 강아지가 미리 찜하기 전에 말이다. 

애완동물이 응급상황일 때 어떻게 처치를 해야 하는지 만화를 통해서 알 수 있고 길들이는 방법이나 애완동물의 마음을 읽고 대처하는 방법은 줄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렇듯 재미있으면서도 직접적인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특히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에게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