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번, 사십 번 문원아이 저학년문고 6
장경선 지음, 김혜진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한동안 모으는 것이 열풍인 적이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메이플 스티커 같은 것 말이다. 글쎄,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아주 열심히 모으는 아이들도 분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저자는 그 메이플 스티커 모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아이들 사회를 잘 그리고 있다. 

혼자 모으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모으면 훨씬 빨리 모을 것이라며 동네 형들과 함께 모은다는 윤섭이. 그러나 그것을 모아 놓은 판을 형들이 차지해서 윤섭이 차례는 돌아오지 않는다. 마침 옆집으로 이사 온 민호에게도 함께 모으자고 하지만 민호는 딱 잘라 거절한다. 윤섭이는 나중에서야 차라리 혼자 모을 걸 그랬다며 후회하지만 형들에게 달란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댄다. 그러다 그들의 본부로 사용했던 옥상이 대변신을 하면서 본부도 없어지고 만다. 새로 이사 온 민호네 식구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물론 나중에는 본부가 건전하게 바뀌고 형들도 마음을 고쳐 먹고 다 함께 사이좋게 지낸다. 

작가가 책머리 말에서 밝혔듯이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여기서 어른이 개입했다면 어땠을까. 해결은 됐겠지만 아이들 마음 속에는 뭔가 개운치 못한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을까. 대개 어른이 많이 개입하는데 반해 이 책에서는 그다지 많이 개입하지 않는다. 아마도 작가의 그런 마음이 표현된 것인가 보다. 민호 할아버지만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알게 모르게 윤섭이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정도다. 저학년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그들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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