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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ㅣ 꼬맹이 그림책 1
제랄딘느 콜레 지음, 박정연 옮김, 아르노 부탱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더러운 것에 매력을 느낀다. 꼭 매력을 느낄 정도는 아니더라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 더러운 것이 사람의 기본적인 현상과 관련된 것들이니 무작정 피할 수도 없다. 전에 둘째가 코딱지를 파서 강아지에게 은근슬쩍 먹이는 장면이 내게 딱 걸렸다. 순간 어찌나 황당하던지. 그걸 좋다고 핥아 먹는 강아지는 또 어떻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어디 특별한 일인가. 그보다 더 한 일도 있는데, 뭐. 이 책의 주인공인 고티에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니, 고티에 뿐만 아니라 고티에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식구들의 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코딱지를 파서 어떻게 할까 궁리하던 고티에가 탁자 밑에 붙이려고 하다가 얼른 고개를 젓는다. 그곳은 아빠가 코딱지를 붙이는 곳이니까. 소파 틈은 동생의 지정 장소다. 그러니 동생을 따라할 수는 없다. 그러면 엄마 말대로 휴지에 싸서 버리면 되겠네. 속이 이상해지려던 참에 잘 됐다. 이제 휴지에 싸서 버리면 푸르죽죽한 코딱지를 안 봐도 되니까.
그러나 아이들이란 그렇게 쉽지 않다. 재미있는 것을 좇는 것이 아이들 아니던가. 결국 고티에도 엄마의 말을 잠시 보류한 채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 첫 번째 방법은...? 어휴, 생각만 해도 비위 상한다. 헌데 가만 생각해 보면 고티에의 방법이 전혀 낯선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도 그 방법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두 페이지가 온통 코딱지로 된 음식으로 가득 차 있는 장면은 보기 괴롭다. 그러니 그 장면은 부디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거나 아직 멀었을 때 보길 권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게 아무때나 즐겨본다. 비위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