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생각하니? - 마음을 키워주는 책 2
이규경 글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고 내가 어린이 책에 대해 지나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 이런 책도 참 좋네. 그런데 왜 전에는 이런 책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짤막한 단상을 적은 책을 즐겨 읽는 것을 보고 문득 깨달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생각을 하라고 강조하면서도 플롯이 있는 것만 권해줬었다. 이처럼 짧은 생각을 읽으며 자기 안에 일어나는 무수한 생각을 느껴보는 것도 꽤 괜찮은 책 읽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으니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이 생각난다. 당시만 해도 감수성이 풍부했는지 안에 있는 내용 하나하나가 마치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고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지금이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때로는 맞장구를 치고 때로는 아차 싶기도 하다. 이러니 아이들은 어떨까. 아마도 부모가 부지런해라, 남 생각 좀 해라, 겸손해라라고 아무리 이야기해 봤자 그것은 모두 잔소리로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짧은 글귀를 읽도록 하면 굳이 구구절절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스스로 느끼는 게 많을 테니까. 

가끔 사람들과 만나서 실컷 이야기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괜한 말을 했다고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과시하기 위해 필요없는 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포장하기 위해 '척'하기도 한다. 그러고는 꼭 후회한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쓸데 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 문제다. 문득 '아무 뜻도 없는 빈말을 자꾸 하니 내 인격만 손상된다'는 글을 보니 그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아이보다 내가 더 자주 들춰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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