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달라 파랑새 그림책 73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달라달라. 어디선가 들어본 단어다. 하지만 '다르다'는 말을 반복해서 쓴 것일 수도 있기에 그냥 읽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내가 생각했던 단어가 맞았다. 달라달라는 작은 버스를 말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이런 버스가 있다는 것을 들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섬이라고 하는 것과 비행기를 보며 아프리카로 간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아프리카는 아닌 셈이다.

어쨌든 지은이는 일본인이지만 작가가 활동하는 곳은 프랑스란다. 그러면서 일본도 아니고 프랑스도 아닌 곳의 이야기를 하다니. 셋의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것일까. 책을 몇 번이고 읽어보았지만 그에 대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알라 신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슬람을 믿는 어느 나라라는 것 정도다. 그러면 이제 단 한 가지만 남았다. 그냥 이야기에 충실하는 것.

쥐마는 달라달라를 운전하는 아버지가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할아버지와 함께 지낸다. 할아버지도 젊었을 때는 달라달라를 몰았단다. 쥐마는 그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멋져 보여서 자기도 나중에 달라달라 운전사가 되겠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모두 동일한 것일까. 자신의 아이만은 자기보다 훨씬 좋은 일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쥐마가 좋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지만 대화는 거기서 끝난다. 그렇게 직업에 대한 이야기는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마지막에 가서 쥐마가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결정하는 것으로 맺는다.

아빠가 쉬는 날이면 쥐마를 데리고 아무 곳으로나 놀러 가는 것으로 보아 힘들게 살아가는 가족이지만 사랑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쥐마는 엄마가 없나보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쥐마의 천진하고 명랑한 생활을 보여준다. 바닷가에 가서 큰 배도 보고 비행기를 보면서 나중에 자신도 어딘가로 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커다란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한적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반 이상을 차지해서인지 편안함을 준다. 게다가 소박한 어느 섬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이 흠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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