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보다 남자친구 - 두근두근 로맨스 01 두근두근 로맨스 1
이레네 짐머만.한스 귄터 짐머만 지음, 이두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딸이 한창 이성에 관심이 있을 때라서, 그리고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기에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읽어보라고 줬었다. 재미있다기에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나도 읽어보기로 했다. 다른 책들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동화나 청소년 소설은 성장이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주가 되니 분명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보니 뭐, 걱정했던 것만큼 사랑에만 집중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일단은 안심했다. 내가 예전에 읽었던 그런 종류의 책은 아니라서 적어도 환상에 빠질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이렇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사랑 이야기도 나오는구나.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난 여러 느낌 중 하나다.

로맨틱한 분홍색 표지에 반짝이까지. 게다가 그림은 완전 만화풍이다. 한때 딸이 열심히 그렸던 만화 주인공과 흡사하다. 사실 이상하리만치 그림을 눈여겨보는 내게는 거슬리는 그림이었지만 모처럼 만화를 보는 느낌이기도 했다. 수학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마리가 짝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억지로 수학점수를 못 받아서 과외까지 한다는 발상. 만약 이걸 부모가 알면 얼마나 배신감 느낄까.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은 부모에게 이보다 더한 배신을 하면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과외를 받게 되었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꿈이 물거품이 될 뻔하지만 용케도 행운의 여신은 마리편이다. 하긴 그러니까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지.

그런데 타냐와 마리의 대화는 매번 아슬아슬하다.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든다. 서로가 필요할 때만 대화를 한다고나 할까. 또한 마리가 결국 타냐에게 그간 거짓말 했던 것을 모두 이야기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하지만 읽는 내내 좀 불편했다. 그건 분명 옳지 않은 일이니까.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들의 사랑 이야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려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마리가 엄마의 드레스를 몰래 입은 사실이 들통났을 때 무작정 집으로 뛰어가는데 얼마나 웃기던지. 마리의 순수함이 느껴졌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걸 읽으며 딸도 이런 사랑을 꿈꾸게 될까. 아마도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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