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남긴 한 마디 - 아지즈 네신의 삐뚜름한 세상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9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와우, 풍자로 가득한 책을 만났다. 삐딱하게 세상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책이다. 읽으면서 혼자 웃기도 하고 맞장구 치기도 하고 가끔은 어쩜 이리 현실과 똑같을까 열받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책을 풍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읽히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아주 무서운 농담'에 나오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그렇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제 막 중학생이 될 딸은 외모를 모두 유행에 맞추려고 해서 나와 마찰을 빚는다. 누누히 누군가를 따라가다가는 끝없이 남의 흉내만 내다 말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도 듣지를 않는다. 아직 어려서 그렇겠거니 위안은 하지만 글쎄, '스타를 닮고 싶은 원숭이'에 나오는 원숭이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답답하다. 물론 자신도 다 생각이 있다고 항변하지만 인생을 꽤 살아본 내 입장에서 볼 때는 한심하기까지 하다. 요즘에는 개성있게 꾸민다는 것이 오히려 몰개성화가 된다지. 너도나도 유행하는 것으로 개성을 나타내다 보니 결국은 똑같이 꾸미게 된 것이다.

이렇듯 사회풍조를 은근히 꼬집는 것도 재미있지만 풍자란 뭐니뭐니 해도 권력자를 꼬집을 때일 것이다. 또한 풍자의 매력은 읽는 사람에 따라 대입하는 것이 다르고 어느 사회냐에 따라 보는 것이 다르지만 모두 맞는 말이라는 점일 게다. 아니면 어느 사회나 똑같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쨌든 권력과 이익 앞에서 인간이 더욱 비열해지고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는 것을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준다.

뒷표지에 위선으로 가득 찬 자는 절대로 읽지 말라는 문구가 있다. 왜냐면 이 책이 바로 그런 사람을 비웃는 책이니까.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본인이 그렇다는 것을 절대 모를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처음에 했던 이야기인 '아주 무서운 농담'을 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 비아냥 거리는 소리를 듣고 자신은 절대 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장담하며 오히려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압권은 마지막 문장이었다. 결국은 다른 사람을 걱정하며 말하고 다닌 사람도 자신의 그런 점은 모르고 있었으니... 다시 말하지만 과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잘 살아야겠다. 그 장본인이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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