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키가 작아, 그래서 뭐가 문제야? - 사춘기, 은밀한 고백 01
야엘 아쌍 지음, 박선주 옮김 / 해와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저학년 때 키가 쑥쑥 크던 아이가 작년부터 거의 안 큰다. 그래서 틈만 나면 키를 재며 걱정을 한다. 여기서 멈추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아이는 물론 나도 든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진작 어떤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딸은 한창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듯 체중에 대해서도 상당히 예민하다. 그러나 체중은 언제든지 줄일 수 있지만 키는 그렇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엄마 아빠가 큰 편이 아니어서 더욱 더.

언제나 남과 다르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긍정적인 방향에서라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럴 때는 다르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특별하다고 이야기하니 '다르다'라고 하는 것이 썩 듣기 좋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키가 남과 다르게 작아서 받은 상처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 된 뒤에 하는 이야기이므로 담담하게 들리는 것 뿐이지 그 당시는 얼마나 힘들었을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유난히 작은 키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키를 인정하게 된 열여섯 살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까. 그러나 주인공은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했다. 때로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눈초리를 맞받아치면서 힘든 시기를 지내다가 드디어 현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당당하게 생활한다. 키 147센티미터를 인정한 것이다. 어차피 사람이 키가 작아서 못하는 것보다는 생각이 작아서 못하는 일이 훨씬 많은 법이니까. 그래서 그 주인공은 지금의 작가가 된 것이겠지.

그렇다. 이 책은 자전적인 이야기다. 만약 단순히 아이들에게 키에 얽매이지 말라느니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라느니 하며 아이들을 계도하려고 했다면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공감이 간다. 부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외모 콤플렉스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장 극복하진 못한다해도 그럴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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