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로라의 생일 선물 미래아이문고 5
나탈리 샤를르 글, 최정인 그림, 김영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은 아마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아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어려움이 많고 크면 큰 대로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특히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더 그렇다. 그래서 아이를 위해 과감히 직장을 접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아직 우리의 사회적 환경이 맞벌이를 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외국도 맞벌이가 녹록한 것은 아닌가 보다. 어차피 직장에 있으면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니 외국이라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역시 우리보다 여건은 좋아보인다. 우리처럼 개인이 알아서 아이 돌봐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여하튼 그런 제도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

로라의 엄마는 직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로라를 돌봐줄 사람을 사회복지단체로부터 소개받는다. 보모 할머니라나. 하지만 열 살이면 다 컸다고 생각하는 로라는 처음부터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그리고 할머니를 안 만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생각해 낸다. 할머니의 단점을 찾아내서 안 만날 구실을 찾으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왜냐하면 할머니는 너무나 좋은 점이 많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로라는 할머니를 좋아하게 된다. 특히 로라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엄마보다 할머니와 의논하고 해결하니 그럴 수밖에. 단순히 로라가 할머니와 친해지는 과정만 있었다면 그다지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텐데 로라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나와 있다. 

즉 루카 할머니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미르를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인정해주는 과정이 더 훈훈하게 느껴진다. 기욤과도 마찬가지다. 둘은 관심사가 전혀 달랐기에 상대의 흥미를 무시하지만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그럴 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부분에서는 뿌듯함마저 느껴졌다. 그러면서 로라는 성장하는 것일 게다. 생일 선물을 매개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읽고 나면 생일 선물에는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 아무튼 열 살 아이들의 상큼한 성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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