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절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손에 잡히는 옛 사람들의 지혜 20
햇살과나무꾼 지음, 한창수 그림 / 채우리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말해서 대표적인 명절,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해서 모두가 아는 떠들썩한 명절을 제외하곤 나도 잘 모른다. 그에 관한 책을 안 본 것도 아니건만 잘 입력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명절의 의미를 휴일 정도로만 생각하는 요즘의 생활 탓은 아닐런지.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은 절기와 여기에 나오는 명절을 모두 알고 계신데 계절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사는 나는 머리에 안 들어온다. 즉 절기나 명절이 농사를 짓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들어있는 것이기에 그런 생활을 하지 않는 우리들은 잘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은 오죽할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추석이나 설에는 음식도 많이 장만하고 새옷도 꼭 얻어 입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음식은 꼭 해야 하는 것만 하고(그렇지 않아도 먹을 것이 많으니까) 딱히 새옷을 사주지도 않는다. 그래도 아이들이 뭐라 하지 않는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있어 명절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씁쓸하고 아쉽다.

아무리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 있어도 명절에 관한 책을 보면 또 집어든다. 이러다 명절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름도 모르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에서다. 여기에 나와있는 명절 중 아이들이 아는 것을 골라보라면 몇 개나 고를까. 아마도 이름만 들어본 것도 꽤 되지 않을까 싶다. 아예 모르는 것도 있을 테고. 게다가 이제는 날씨까지 변해서 언제 입춘이 빨라질지, 언제 입추가 사라질지 모르는 마당이니 더 하다.

여기서는 각 명절에 얽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해당 명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룬다. 무작정 어떤 명절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유래를 설명해 주고 있어서 잊지 않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왜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말을 썼는지 알겠다. 아이들과 명절에 관한 이야기도 알아보고 명절의 의미도 알아보는 기회가 될만한 책이다.

그런데 명절이라는 것이 이어저 내려가야만 의미가 있는 것일 텐데 과연 나는 그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는가. 자신이 없다. 그러니 아이들이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 물론 여기에 소개된 명절을 들어보긴 했어도 직접 뭔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설, 추석과 삼복(그나마도 삼복 중 하나만 챙긴다.)이 전부다. 대보름날은 엄마가 나물을 해주시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잊고 지나간다. 동지 팥죽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안 되겠다. 지금 이후로 남은 명절로 동지가 있으니(중양절 단풍놀이는 자신이 없다.) 올해는 아이들과 동그란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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