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랑 흑구랑 책읽는 가족 29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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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의 첫 창작 동화집.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에 썼다고 하니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게다가 그 당시는 우리나라의 어린이책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시대였기에 이런 책이 더 귀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그런 책이 개정되어 다시 나왔다. 그것도 김재홍 화가의 그림으로.

단편들이 대부분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그러나 그 안에 녹아 있는 감성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어쩌면 내가 어렸을 때 봐왔던 이야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물꼬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 일이라던가 멍석을 깔고 마당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 등은 그림이 없어도 내 머리에서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전거를 사기 위해 열심히 염소를 키우지만 정이 들어서 차마 팔지 못하는 이야기인 표제작을 비롯해서 부모님이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바람에 할머니집에 맡겨진 영아가 시골 생활을 멋지게 시작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모두 잔잔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조용하고 어렵지만 정이 묻어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요즘 도시에서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시골의 정서, 자연의 정서를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없으면 그 시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찌 알겠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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