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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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예쁘장한 표지에 눈길이 먼저 간다. 대개 이런 책은 표지가 무겁게 디자인되지 않나? 어떤 이름이 붙든 경제에 관한 것이라면 엄두를 내지 못하는 내게 평화경제학이라는 부제를 단 책을 집어드는데 노란표지가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제국주의라는 말을 떠올리면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함께 일본이 생각나면서 자동으로 식민지로 살았던 우리의 역사가 떠오른다. 그런데 여기서 주장하는 이야기들을 읽어보니 나도 모르게 우리가 제국주의로 가는 것에 찬성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주체가 된다면 별 상관이 없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전쟁이 우리 땅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비록 전쟁은 반대할지라도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득을 따져볼 수도 있는 그런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제국주의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따지다 보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교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더이상 국내에서 경제안정의 해법을 찾을 수 없게 되자 자연스레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되어있다는 단순한 논리가 지금의 현실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또한 그런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가치를 인정하는 많은 논조들을 익히 듣고 있었고 어느 정도 나도 거기에 동조하고 있었다. 북한이 한 민족이라서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가 먼저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끈끈한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결국은 북한을 우리의 내부식민지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단다. 물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식민지라는 말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아마도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기에 식민지라는 말에 과민반응을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여러 정황으로 보건대 우리는 현재 어설픈 제국주의로 가고자 하고, 그 길이 가장 쉬운 문제 해결 방법(현재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워낙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우리 민족이 자랑스러웠던 때도 있으나 갈수록 점점 무서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까지 나와 남을 가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민족이나 국가를 앞세워 개인의 의사를 드러내는 통로가 막힌다는 사실을 절감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자주 국가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식민지나 다름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론 모두 아는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설마라며 착각이길 바랐다. 이미 문화도 상당히 많은 부분 미국화 되었으며 고급 두뇌들도 미국으로 가서 유학을 하고 거기서 배운 것들을 가지고 들어오면 지배층이 되어 다시 나라를 이끌어 가니 당연한 것이겠지. 게다가 우리의 역사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내버려 두다가 누군가가 그것을 이야기 하면 그제서야 발끈하고 나서는 게 현실이다. 중국의 동북공정만 해도 그렇고, 근래 불거졌던 독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스스로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힘센 나라들에 기대서 해결하려고 했던 게 사실이니까. 

우리가 경제적 안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일본과 어떻게 평화를 유지해 나가느냐가 이 책에서 끝까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제도 '한 중 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라고 했나보다. 세 나라가 서로 얽히고 설킨 현재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야만 동북아시아에서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서로 협력해서 여러가지 정책을 마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아직까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특히 우리가 미국에게만 의지하려고 할 경우에는 더욱 더.

그나저나 닫는 글에서 현재의 교육 실태를 비꼬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상당 부분 공감이 갔다. 그리고 저자가 다른 나라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그러나 과연 그럴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왜 이렇게 가능성 없는 것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자꾸 꼬이기만 하고 정리가 안 된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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