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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도망갈 거야 ㅣ I LOVE 그림책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신형건 옮김, 클레먼트 허드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7월
평점 :
이 책을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영어 제목이 튀어 나온다. 분명 우리집에 원서로 있었을 텐데... 열심히 책꽂이를 뒤져서 마침내 찾아냈다. 지금이야 내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접하게 해 줄 범위를 벗어났다고 생각해서 신경쓰지 않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좋은 그림책이 있으면 영어 서점에 가서 샀던 기억이 난다. 그 중 이 책도 '당연히'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말로 된 책이 나왔다. 아무리 영어공부에 목말라 한다해도 난 역시 우리글 책이 더 좋다.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선뜻 책을 선택한다. 아마 유아를 키우거나 키웠던 부모들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책 한 권 쯤은 모두 보았을 것이다. 잔잔한 이야기와 선명한 듯하지만 편안한 그림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으니까. 특히 클레멘트 허드와 함께 작업한 그림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익숙한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아기 토끼와 엄마 토끼가 의자에 앉아 있는 그림은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한쪽 벽 액자에는 마더 구스에 나오는 장면을 그린 그림도 있고...
사실 아이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한 책은 참 많다. 또한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책을 보며 또 다시 흐뭇함과 따스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만큼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어디나, 누구나 비슷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걸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비록 직접 느끼지는 못하더라도(아이들은 직접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걸 요즘에야 깨달았다.) 이런 책을 보며 엄마 토끼가 아기 토끼에게 느끼는 사랑을 보며 은연중에 자기 엄마의 사랑도 느끼겠지. 부모들이 엄마 토끼에게 자신을 대입해서 읽는 것처럼 아이들은 아기 토끼에게 자신을 대입하며 읽을 테니까.